대망의 디테일업 작업입니다!
뭐… 대단히 더 형태가 추가되거나 변했다는 아니고요.
가죽 단면의 90도 각도 턱을 손에 덜 걸리적거리게 모서리를 깎아내고,
가죽 단면에 노출된 섬유질을 왁스칠+슬리커로 문질러 수분이 쉽게 스며들지 않게, 보기 좋게 만드는 작업이 전부입니다.


앞과 뒤입니다.
앞면은 남들에게 보이는 쪽이어서 화려한 반면
뒷면은 착용자에 맞닿는 쪽이어 말끔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허리띠에 매달고 다닐 물건이라 하면, 손에 걸리적거리는 턱이 있으면 안 되거든요.
두꺼운 가죽은 90도 수직으로 깔끔하게 잘라내면 그 90도 모서리가 남아 손이나 팔이 스칠 때 벅벅 긁히는 불쾌한 느낌을 주곤 합니다.
그 점을 예방하고자 모서리를 45도 각도로 얇게 깎아내 감촉을 덜 걸리적거리게 했어요.
그리고 저 코르셋 구조로 칼날집을 꼭 죄고 있는 띠 부분이 너무 두꺼워보일까 싶어, 위아래 테두리 5mm에 수평 줄무늬를 그어봤는데…

너무 얇은 줄무늬인 모양입니다. 가까이서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보이네요. 조립하기 전에는 그럴싸했는데…
아예 그루버로 골을 확 파버릴걸 그랬나봐요.
허리띠 루프를 구성하는 부분은 가죽이 납작길쭉하게 말려 시작점으로 돌아와 겹치는 구조인데요.

(위 사진의 가운데 코르셋 띠 안쪽에서 허리띠 고리를 이루는 2장의 가죽이 겹쳐집니다)

시각적 두께감을 덜어내면서도 고정되는 박음질 부위의 강도를 확실히 하고 싶어 참 고민이 많았었습니다.
얇게 깎으면 두께감이 없어지니 보기는 좋겠지만, 쉽게 찢어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두꺼우면 보기 영… 묵직해보일까 싶었어요.
결국 기존 3mm 두께를 0.7mm 두께 정도로 얇게 깎아 말아넣고 4칸 바느질을 좌우 각각 1회씩 하여 고정하였습니다.
저 부분도 왁스칠 슬릭질하고 나니 2장이 겹쳐져있는지 알기 힘들게 잘 감춰졌습니다.
내구도와 디자인 양면에서 그럭저럭 만족입니다.
이제 칼과 함께.




비대칭 고리 형상.
매달아보니 무게중심도 그렇고, 그립의 굽은 형상에 맞는 모양이어 대만족입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계속 보다보니 매듭 때문인가
구두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생각없이 대뜸 구두매듭을 지었는데, 오히려 장난기 있어서 만화책 속 서부극 컨셉 악당 캐릭터의 허리춤이 어울릴 법한 블랙코미디가 느껴집니다.
마음에 드는 디테일이네요.
잡담)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장식적인 요소+가죽 휨, 곡선+2피스 결합 구조 등 난이도가 높은 칼집은 처음으로 해봤군요. 역대급이었어요.
지금까지 결과물을 보고 즐거워해주시며 칭찬과 응원해주신 분들 참 감사합니다.
혼자 뚝딱뚝딱 할 때의 애매함 속 고독함은 참 말로 표현하기 힘들거든요.
‘나 이거 잘 만든 거 맞나?’
‘나름 잘 만든다고 한 건데 왜 뭔가 석연찮지??’
‘하 씨 갖다 버릴까…’
이전에는 중도 폐기하던 적도 참 많았는데,
여러분들 덕에 이어갈 수 있었어요.
분에 넘치는 칭찬 해주시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볼만한 물건 만들어 자랑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