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놈이 온다.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척 다급하다. 최근에 이렇게 설레였던 적이 있었던가..
12년전 군입대전에 어머님께 조르고 졸라 산 쥐샥이 망가졌다. 그래서 그 속상함을 대신해야 했다. 그건 바로 트랜스포머와 스타뎀 배우가 찼던 MTM밖에 없었다. 나한텐 다소 비싼 가격이기에 석달을 고민해야만 했다. 묵직한 멋스러움과 황홀한 자태는 나를 연일 흔들었고 결국, 4개의 후보를 만들어 버렸다. 그 중 팔콘은 파일럿의 분위기도 강하고 비싼 가격에 패스, 코브라는 용두가 멋지긴 하지만 조금 커서(손목을 위로 자주 젖히는 나로서는 용두에 눌려서 가끔 아플 때 가 있다.) 패스, 패트리어트와 프레데터를 고민 중에 손가락을 덜덜 떨며 결재버튼을 눌렀다. 지금 그 놈이 온다.
두둥~! 프레데터..
한국에서 보병만기제대 한 나로서는 애국자의 감성보다는 프레데터의 강인한 면모에 이끌려 선택하게 됐다. 대외비 급의 물건을 감싸 안은 케이스를 풀고 앞으로의 내 총을 확인하는 순간, 이렇게 비싸고 멋진 놈이 과연 나한테 어울릴까? 제일 먼저 드는 의문이었다. 고민도 잠시 한번 차 본 순간,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다. 패션의 완성이었다. (물론, 카모도 굉장히 끌리긴 하지만, 자금의 압박과 진짜 특수부대가 차야 될 것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오토매틱보다 1440분을 더 정확하게 표시하는 쿼터 방식의 프레데터는 전체 몸체가 무광 스틸을 사용해서 더 강인해 보이고 깔끔하다. 200미터로 들어갈 일이 발생하면 안 되지만, 그만큼 높은 방수력과 얼굴(다이얼)이 잘생겨서 자꾸 쳐다보게 된다. 그 얼굴이 밤에는 야광으로 까지 표현되니 더 멋스럽다. 하지만, 제일 걱정은 역시 스크래치다. 내구성도 튼튼하고 스크래치가 방지가 된다고 하지만, 지방출장이 많고 밖에서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나로서는 벨크로 밴드가 편할 날도 있는데, 그것을 교대로 부착하게 만들어 준 MTM의 배려가 고맙다. 물론, 생활기스가 플러스 된다면 나와 같이 내 시간을 함께 한 진정 멋있는 놈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2인청 3인칭에서 봐도 멋있는 시계. 하지만 1인칭 내 시점에서 봐야 진정 멋있는 시계다. 시간을 보고 마지막 유리에 비친 내 눈동자를 보며 내 삶을 견고하게 제시해줄 거 같은 느낌?... 왼쪽 손목에서 전해오는 유격같은 진한 차가움이 0.5초가 확인될 시간을 5초를 더 소비하게 만든다. 과거의 군인 시절로 돌아가 텐션을 가지고 정진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흐트러짐을 지양하며 날쌨던 그 시절의 나로 반성하고 지금의 나를 단련시킬 거 같은 교관같은 느낌... 멋지다.
사실 지금의 나보다 나의 두배 이상을 사신 아버지가 더 어울릴 거 같다. 오늘은 한번 가늘어진 아버지 손목에 채워봐야겠다.(계손 찬다고 하시면 어쩌지...)
이제 내 시간과 함께 즐겨보자 블랙 프레데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