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할인하면서 6천9백원에 구매한 시계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시계의 패킹이 삭아서 물이 새다보니 대충 땜빵용으로 생각하고 방수기능만 보고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받아보니 가격대에 비해서 꽤 뛰어난 품질에 놀랐습니다. 어렸을 때 문방구에서 팔던 그런 허접한 시계를 예상했는데, 받아보니 꽤 가볍고 직관적인 워치페이스로 상당히 실용적인 시계였습니다. 일단 워치페이스 자체가 꽤 큰 편이다보니 얼핏 눈을 돌리면서 봐도 잘 보입니다. 출퇴근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편인데 달리면서 잠깐만 시선을 내려도 시간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광량 상황에서 사용하게 될 백라이트 기능도 단순히 화면을 밝혀주는 게 아니라 날짜를 표시하 는숫자와 시간을 표시하는 숫자가 각자 눈에 띄는 푸른색과 붉은 색으로 밝아지는 방식이라 시인성이 높습니다.

가격대치고 기능도 충실합니다. 스톱워치, 날짜와 요일표시, 알람시계 기능이 있는데 알람시계 소리가 웬만한 전자식 알람시계 정도로 큽니다. 요즘에는 핸드폰에 있는 알람을 대부분 사용해서 조금 빛이 바래긴 해도, 휴대폰을 꺼내기 어려운 아웃도어 상황에서 알람이 필요할 때 유용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동봉된 설명서를 보면 5도~40도 가량의 실온 수준의 환경에서만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겨울에 영하대로 손쉽게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점이 약간 염려됩니다. 1만2천원 짜리 시계에 영하 30도쯤 되는 스펙을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보겠지만, 한 영하 5도 정도 되는 수준이라도 저온에서 작동을 보장 못한다는 점이 없다는 것이 약간 아쉽습니다.

그래도 당장은 큰 문제 없고, 기본적인 시계로써의 기능과 가성비가 확실하게 우수합니다. 군대처럼 시계가 없어지거나 파손될 걸 염두하여 기본적인 성능이 줄충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시계를 찾고 있다면 단연코 이 시계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하드코어한 아웃도어활동용 시계를 찾고 계시거나, 극한상황에서 잘 작동되는 신뢰성을 갖춘 시계를 찾고 계시다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족으로, 시계가 꽤 큽니다. 덕분에 시인성이 좋기는 한데 제가 손이 결코 작거나 손목이 얇은 사람이 아닌데도 마치 손만 보면 마치 아들이 아버지 시계 훔쳐 찬 그런 느낌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런 점이 와일드하거나 투박해보인다고 좋아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취향을 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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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후 근무중에 착용하고 있었더니, 어딘가에 걸린 건지 시계줄이 끊어졌습니다. 시계줄 자체가 끊어진 건 아니고 시계와 시계줄 사이를 연결하는 고정부의 나사가 부러지거나 빠진듯한데, 아무래도 이 부분 내구성이 좀 취약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