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자의 시계라고 말씀드리나 하면, 일단 사진과는 많이 다르게 직접 만져보고 차 보셔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감한 크기와 무게, 그리고 곳곳에 배어있는 마초적인 느낌이 0.01mm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도와 결합되어 있다고 한다면 이보다 더 화끈한 시계가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오전에 택배가 왔었고 그래도 손목시계인데 무슨 박스가 이렇게 크냐 하며 열었는데 일단 팰리컨 케이스에 버금가는 방수PVC케이스에 일단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든 시계는 XL 크기가 아님에도 충분히 '크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곳곳을 살펴봐야겠죠? 시계 후면의 디테일한 각인과 타협하지 않은 각진 모습 (이건 사용자에 따라 날카롭다라고 느낄 정도이긴 하지만 제조사가 일부러 각을 남겨 놓은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부분입니다) 과 심지어 5mm가 넘어버리는 100%고무재질의 시계밴드까지. 그리고 12시간 단위 시간을 24시간으로 표시해 주는 GMT기능은 맨 처음 '이런 게 왜 필요하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맞춰놓고 보니까 아! 실전에서 정말 편리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좀 over인가 싶지만 그래도 잠수하는 직업 혹은 특수전을 수행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200M 방수기능을 위한 더블크라운은 굳이 사용할 일이 없더라도 '이건 남자시계야' 하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자세히 여러각도에서 보다보면 마치 곡사포 포탄삽입구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아무튼 여기저기 뜯어보면 제대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한껏 듭니다. 마지막 무게. 무거운 거 맞습니다. 단, 다른 시계에 비해서. 이 크기에 이렇게 터프한 시계가 가볍다면 오히려 재미가 떨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금방 적응됩니다. 제가 찍은 사진의 크리스탈 유리 부분은 기포가 보이는데 이건 보호투명테이프를 떼지 않은 상태라 그렇습니다. 아까워서 못떼겠습니다. 암튼 이 물건으로 인해 앞으로 재밌는 일이 계속 생길 것 같습니다. 즐거운 취미생활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