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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OAD - 택티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신년특집] EDC의 정석 5부작 - 2. 지갑
  • NETPX
  • 2024-01-12
  • 조회수 2,695
  • 댓글 8

 


 지난 시간에는 EDC의 필수요소 중 하나로서 손목시계를 소개하였다.


 오늘은 그 두 번째로, 지갑을 소개한다.


 행정복지센터에서의 민원 접수나 은행 업무 같은 일상부터, 큰 사고의 대처나, 공무원 등 직업에 따라서는 행정 집행 행위의 고지에 이르기까지, 내가 누구인지를 공식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정부로부터 발급된 신분증은 유사시 본인 증명을 위한 필수품이다.


 거기에 요원들이 학업이나 생업에 힘쓰는 사람이라면 학생증, 사원증, 공무원증 등의 부가적인 신분증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요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여가생활을 즐기는 공간이 있다면, 출입을 위한 회원증이나 혜택 적립을 위한 멤버쉽 카드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정보화와 전자결제 등이 원활한 도심을 헤쳐나가는 요원이라면, 두 말 할 필요 없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교통카드 등 다양한 카드가 함께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드물지만 무시할 수 없는 확률로, 카드가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가장 기본적인 금전 지불 방법인 현금도 필요하게 된다.


 



 신분증, 회원증, 금융 카드, 그리고 각양각색의 지폐들까지.

 이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챙기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하나하나는 손가락 마디보다 작은 나사못들처럼 소소한 것들이지만, 그 자잘함이 합쳐지면 정리되지 않은 공구함과 같이 난잡하기 이를 데가 없다.


 아예 통째로 바닥에 엎어 내용물을 훤히 늘어두고 필요한 것을 눈으로 확인해 꺼내면 편하겠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논하는 것은 행인들이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갈 나사못이 아니라 소중한 개인정보와 모두가 갈구해 마다않는 금융자산들이다.


 어떤 활동에서도 거추장스럽지 않은 휴대성과 구획별 정리정돈, 최소한의 노출, 게다가 보안까지.

 현대인의 일상에 소지품으로서 극한의 덕목들이 요구되는 사물이 있다면, 그것은 지갑일지도 모른다.


 이런 까다로운 요구사항에 걸맞게 지갑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전통적인 지갑의 재질로 쓰인 동물의 피혁에서 탈피해, 내마모성과 얇은 두께를 구현한 코듀라나, 진압 방패의 재질로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 등으로 본체를 만든 지갑도 상용화되었다.

 심지어는 지하철 개찰구나 카드 인식기 등에 쓰이는 비접촉 결제 시스템(이하 RFID)을 통한 신분증 정보나 금융정보의 탈취에 대비한 RFID 인식 방지 기능의 지갑이나 방어용 카드까지 생겨나, 기술력만큼은 주머니 속 금고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게 진보하고 있다.


 이하는 필자가 추린 현대의 생활상에 부합하는 전술적인 지갑들이다.


▲ 3단 지갑답게, 3단 지갑답지 않게  - 해저드4 밀 웨이퍼 슬림 카라비너 지갑 (블랙)

 (상품링크 : /app/product/detail/99370/0)


지갑은 대부분의 생애를 사용자의 주머니 속에서 지낸다. 그런 지갑이 넓고 두껍다면 사용자의 거동에 이물감을 준다.

해저드4가 선보이는 지갑은 3단 지갑답게 접으면 작은 넓이에, 3단 지갑답지 않게 얇은 두께로 사용자의 거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현찰 부자는 걱정하지 말라. 개폐부의 큼지막한 벨크로는 지갑과 지폐가 스스로 열리려는 탄성을 견고히 잡는다.

카드나 명함 부자도 걱정할 게 없다. 내용물이 보이며, 카드 표면과 융착되지 않는 메쉬 소재의 카드슬롯이 풍부하다.

▲ 여행가를 위한 경제학적 멀티툴  - 맥포스 트래블 월렛 (포리지)

 (상품링크 : /app/product/detail/110803/0)


 여행지는 보고 먹고 즐길 것들로 붐비고, 여행가는 경험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호기롭게 달려든다.

 여행가가 원하는 게 있을 때마다 지갑이라는 경제학적 멀티툴은 주머니 안팎을 드나들며 산전수전을 겪는다.

 맥포스는 이 점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벨트 루프와 체결 가능한 엘라스틱 코드는 붐비는 맛집 안에서도 지갑을 떨어뜨려 잃어버릴 일을 막는다.

지폐 수납부의 입구를 가로지르는 벨크로는 지폐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사고를 막는 안전벨트가 된다. 지갑 후면의 수납공간은 소소한 잔돈까지 사용자를 위해 쓰이도록 철저히 갈무리한다.

 심지어 내부의 엘라스틱 밴드 슬롯은 여행 사진들이 저장된 SD카드를 결속하는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야말로 여행객을 겨냥한 풀 서비스다.



▲ 간편하고 명료해야 손이 가는 법 - 5.11 택티컬 터렛 카드 월렛 (블랙)

 (상품링크 : /app/product/detail/128653/0)


 지폐가 중앙정부로부터 발행된 금전가치를 보장하는 공문서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제수단이 다양해지며 지폐의 입지는 점차 퇴화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5.11 택티컬도 지폐를 정리하는 공간을 줄이고 “카드꽂이”로서의 기능을 강화한 과감한 지갑을 선보였다.

작고 아담한 외관과 존재감 없는 무게지만, 막상 잡아보면 나일론 원단과 박음질이 비늘처럼 버틴다. 적재적소에 쓰인 신축성 소재가 과시하는 악력은 만만하지 않다.

 무엇보다, 얇고 단순하다. 주머니 겉으로 툭 튀어나와 보이는 추태도 없고, 찾는 카드가 어디 있는지 지갑을 사전처럼 뒤적거릴 복잡함이 없다.

역시 5.11 택티컬은 자신들이 무엇을 잘 만드는지 안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 갑각 카드지갑 - 고보 T4 폴리카보네이트 배지 홀더 지갑 (TAN)

 (상품링크 : /app/product/detail/121000/0)


 오늘날 카드지갑의 의의는 복합적이다. 카드꽂이이자, 명찰이자, 키 카드의 열쇠고리이자, 사회인의 소소한 패션 액세서리까지 겸하는 특이한 물건이다.

 여기에서 모순이 생긴다. 명찰, 전자 열쇠고리, 액세서리인 이상 외부로 드러나야 하는데, 드러나면 자주 부딪히고 긁힐 수밖에 없다. 마그네틱과 IC칩 등이 섬세하게 적층된 카드에게는 가혹한 환경이다.

 고보는 그 모순을 정확히 간파했다. 위 사진 속 폴리카보네이트 모델 외에도 알루미늄, 티타늄 등 강인한 소재로 틀을 짜, 연약하고 소중한 카드가 직접 충격을 받을 일이 없도록 한 것이다.

자칫 무식해 보일 수 있는 프레임은 공학적 디자인으로 다듬었고, 신분 증명을 위한 투명 창은 전투경찰의 진압방패와 같은 소재인 투명 폴리카보네이트를 2mm 두께로 둘렀다.

 


▲ 신종 소매치기 업계의 정리해고  - 벤퀘스트 캐시 GEN 3 RFID 블로킹 시큐리티 월렛 (멀티캠 블랙)

 (상품링크 : /app/product/detail/121810/0)


 비접촉식 간편 결제 기술 덕에 소매치기 종사자의 평균 연봉과 근속기간은 수직 상승했다.

 피해자의 지갑이 있을 가방이나 주머니 등을 RFID 리더기로 훑으며 소액의 금액이 결제되도록 하는 수법 덕이었다.

 경찰을 부르기 민망한 소액 결제에 대부분의 피해자는 ‘일진이 사납네’ 정도의 투덜거림으로 넘어갔고, 신종 RFID 소액 소매치기 산업은 장래가 유망한 산업으로 업계 종사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벤퀘스트는 그들에게 대공황을 준비했다. 강인함은 말할 것 없는 1000 데니어 코듀라 소재와 이중 박음질에, RFID 인식을 차단하는 기술로 물리적, 전자적 방호력을 갖춘 지갑을 내놓은 것이다.

무려 20장의 카드를 품는 넉넉한 카드슬롯은 요원들이 지닌 모든 카드와 신분증에게 넉넉한 대피소가 되어준다.



 우리가 사는 현실을 냉정히 되짚어보자.


 은행에는 은행원이 있고, 민원창구에는 공무원이 있다. 파출소에는 경찰관이 상주하며, 병원에는 의료진들이 유사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기 중이다. 하나같이 지식과 숙련으로 단련되어, 요원들이 직접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있을 때 기꺼이 도움을 줄 전문가들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의 세상에 목을 축일 오아시스는 없다. 대신에 정제된 생수와 음료수를 파는 편의점이 있다. 야생의 젖줄인 나무의 열매나 지나가던 야생동물은 비교할 수 없는 맛과 영양을 보장하는 다종다양의 식료품점과 식당으로 대체되었다.


 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지갑이 없는 이에게는 어느 것도 베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분을 공신력 있게 증명할 수 없는 이에게 금융상품이나 국가 보조금, 공권력 서비스나 의료행위를 감히 제공할 수 없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자는 무급의 자원봉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로 자본주의와 정보화의 돌풍이 몰아치는 세상에서, 신분증과 금융 카드, 현찰 등을 단정히 정리할 지갑이 없음은 수통 없이 사막을 지나는 나그네와 같다 하겠다.

 세상을 헤쳐나가며 살아온 요원들에게도 나름의 지갑이 이미 있겠으나, 필요하다면 숙고하여 스스로의 생태환경에 맞는 지갑을 신중히 고를 것을 권한다.


 

 다음 화에서는 인류사 전체에 걸쳐 열한 번째 손톱으로서 활약해 온 소도구의 가치를 조명하고, 추천할 만한 상품들을 소개하는 유익한 시간을 마련하겠다.




댓글 8

가끔눈팅이요
2024.02.10 23:18
저는 격식을 차려야 할 때만 가죽 명품 장지갑을 들고 다닙니다.

"신분증과 금융 카드, 현찰 등을 단정히 정리할 지갑이 없음은 수통 없이 사막을 지나는 나그네와 같다 하겠다."

옷차림 때문에 오랫동안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았어요. 팬티도 툭 튀어나와 우스꽝스러워 보여서 입지 않아요. 요즘은 휴대폰이 신분증, 신용카드 등 모든 것을 대신합니다.
야옹이최고
2024.01.16 18:03
이 글에서 저 제품을 다시보니,...뭔가 더 마음에 와닿네요? 구매할까 고민 중인 지갑이 생겼습니다 ㅋㅋ
종종 글에서 쏙쏙 보이는 제품들도 구경해야겠어요. 잘 읽다갑니다~
건스
2024.01.16 14:43
https://www.youtube.com/watch?v=QgvcQxRzNec&t=2s

전 넷피엑스에서 구입한 요 제품 추천드립니다. 지갑 고유의 기능에 간단도구가 참 좋습니다~~
넷피엑스 만세입니다~~~^^
SPARTAN
2024.01.16 09:25
현금 사용처가 줄어도 신분증, 명함, 카드, 비상시를 대비한 현금 소지 때문에 아직도 지갑을 선호합니다. 5.11 바이폴드 쓰고 있는데, 내구성이나 관리 편의성, 수납력이 좋은 듯 합니다.
고보는 카드 지갑 보다는 신분증 케이스로 쓰고 있는데 자체 무게가 있는 편이라 목에 매달지 않고 별도의 릴을 부착해서 씁니다.
GUN
2024.01.15 23:35
현금의 필요성이 점점 줄어서 그런지 지갑을 가지고는 있지만 대부분은 머니클립으로 간소하게 나가게 됩니다.
굿럭
2024.01.15 00:41
너무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px
2024.01.12 17:18
저는 아날로그 적인 지갑을 갖고 다닙니다 지갑에는 카드나 현금 신분증뿐만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도구들도 넣어 다닙니다.
예를 들면 시그널미러 돋보기 정수알약 지퍼백 알콜스왑 반창고밴드 낚싯바늘 낚싯줄 일반바늘 일반실 옷핀 등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모바일신분증과 각종 모바일페이로 인해 지갑이 점점 사라지고 핸드폰으로 그 기능들이 합쳐지고 있는 추세 같습니다.
언젠가는 그 마저도 사라지고 생체 인식으로 자신의 신분을 인증하고 또한 확인 결제하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Plumbum
2024.01.12 10:31
안녕하십니까, 넷피엑스 요원 여러분. Plumbum입니다.

위의 글로써 처음 뵙는 요원들에게는 반가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전술의 일상화를 탐구하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의 1부도 보고 와 주신 요원들에게는 과분한 사랑과 관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번 EDC 5부작 중 2부에서는 지갑을 주제로 조명해 보았습니다.

야구공이 날아와도 글러브가 없으면 잡기 힘들고, 무리해서 잡더라도 뼈와 근육, 인대 등이 과한 충격을 받으며 오래 버티기 힘든 법이지요.

2024년 새해에는 요원분들의 지갑이 두꺼워지기를 기원드리며,
무엇보다 "어떤 재물복이 와도 받아낼 수 있는 글러브"가 준비되어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글감인 지갑을 조명하는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도 읽을 가치가 있는 글로써 요원분들을 모시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